결코 늦은 때란 없다! '늘배움학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한글이 어떤 분들에게는 굉장히 특별하다고 합니다. 추억과 함께 잊혀진 기억을 되새기면서 한글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대체 어떤 분들에게 한글이 특별하게 다가오는지 소통기자가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화성시 '늘배움학교' 사업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찾아가는 문해교육 늘배움학교는 평생학습의 거점 도시인 화성시가 2017년 6월부터 운영 중인 사업입니다. 문해교육이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 외에 모든 교육의 토대가 되는 기본적인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의미하는데요. 따라서 늘배움학교의 수업 내용은 한글교육 외에도 교통안전교육, 은행 이용법 등 생활문해교육 모두가 포함됩니다. 올해 화성시는 동탄노인복지센터를 포함한 다섯 곳의 시설 총 6학급에서 약 75명의 어르신들이 한글 배움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소통기자가 직접 찾아가보았습니다.



동탄노인복지센터는 치매나 노인성 질환 등의 이유로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이 모여 함께 활동하며 하루를 보내는 센터로, 쉽게 말해 '어르신들의 유치원'과 같은 장소입니다.

이날은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과반수가 넘는 약 35명의 어르신들이 한글 수업을 위해 모였습니다. 동탄노인복지센터의 늘배움학교 수업은 초급1반과 초급2반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소통기자는 복지센터 관계자의 동행 하에 양쪽 반의 수업을 참관했습니다.



늘배움학교 한글 수업의 기본이 되는 이 책은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성인 문해교육을 목적으로 펴낸 기본서로, 어르신들은 이 교과서로 한글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나 어릴 적에’ 와 같은 단원 제목들이 과거의 추억이나 자녀분들에 대한 기억을 꾸준히 떠올리도록 하고, 활동 내용도 과거의 유행가를 주제로 한 것이 많아 어르신들의 관심사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수업은 선생님을 따라 교과서의 본문을 읽어보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연필 끝으로 문장을 천천히 따라가는 손길이 보이시나요? 먼저 선생님이 의성어와 의태어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본문을 읽으면, 다 함께 따라 읽으면서 이야기와 관련된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이 "따닥, 따닥,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내시던 다듬이질 소리를 들었던 기억 모두 있으시죠?"라고 묻자, 어렸을 때의 경험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직접 문장을 써보는 시간 역시 빠질 수 없었습니다. 연습장에 한 땀 한 땀 글자를 적는 일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회복지사들과 선생님이 바쁘게 교실을 돌아다니며 어르신들의 질문에 답하고 연습장을 채우도록 도왔습니다. 한 페이지가 완성되자 엄지를 치켜드는 사회복지사의 얼굴에도,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1교시의 마지막 활동은 손을 높이 들어 허공에 한글과 알파벳을 써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글자를 기억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앉은 자리에서 제자리 운동 및 두뇌 활성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1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초급2반 담당 이원숙 교사와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동탄노인복지센터 수강생분들의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요?

A. 60대부터 90대까지 굉장히 다양해요. 하지만 평균적으로 80대가 가장 많죠.

 

Q. 어르신들께서 한글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동탄노인복지센터의 어르신들은 전부 한글을 처음 배우는 분들이 아닙니다. 한글, 한문, 영어를 배우셨던 분들도 있으시거든요. 하지만 잘 아시던 분들도 책을 읽을 기회가 없다 보니 맞춤법이나 받침 부분을 많이 틀리곤 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도 써 보고, 생각도 계속 하다 보니 뇌가 활성화되어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한글을 다시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동탄노인복지센터 학생분들께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이제 환절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어르신들께서 편찮으시면 마음이 아파요. 모두 연세를 생각해 드시는 약 잘 챙겨 드시고, 옷도 따뜻하게 챙겨 입고 다니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관리를 잘 하셔서 다 함께 저와 오래오래 한글 공부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쉬는 시간이 끝나가는 순간에도 어르신들의 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옆자리 학우에게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고, 서로 또박또박 차분한 글씨로 시범을 보이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는데요. 다들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다름이 아니라 2교시 수업이 끝나면 1교시 수업을 바탕으로 한 받아쓰기 시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한글 공부를 할 때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는 부분은 역시 언제나 알쏭달쏭한 '받침'이었습니다. 비록 속도는 빠르지 않더라도 정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어르신들의 열정과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사회복지사들 덕분에 이 날 받아쓰기 만점자는 아주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주도 하에 손가락을 이용한 간단한 체조와 마사지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한글 공부를 함께한 선생님뿐 아니라 옆 자리 학우들에게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네는 훈훈한 시간이었는데요. 이 과정은 수업에서 빠지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합니다.



수업시간에 맨 앞자리에 앉아 집중하고 있었던 학생 강정희 님, 그리고 수업 내내 웃는 얼굴로 어르신들의 공부를 도와주었던 동탄 노인복지센터의 이혜련 사회복지사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수업에 참여한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2017년부터 센터에 있었어요. 이 곳에서 작년부터 한글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Q. 수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어렸을 때 한글 공부를 했어요. 다시 반복하는 셈이죠. 하지만 여기서 수업을 듣지 않으면 언제 또 공부를 하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알던 것도 차차 잊어버리게 되는데, 꾸준히 읽고 쓰다 보면 손 운동도 하게 되고 머리도 쓰게 되면서 더 좋잖아요. 집에 있으면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겠지만, 이런 기회가 있으니까 책도 다시 읽어보고 글씨도 써보고 하는 거죠. 계속 배울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해요.

 

Q. 수업에 대해서 어떤 점이 만족스럽나요?

A. 선생님께서 날마다 문장과 관련된 글을 쓰라고 하세요. 가끔 쓴 글을 읽으라고 하실 때도 있고요. 그럼 본인이 쓴 글을 읽어요. 잘 썼으면 잘 썼다고 칭찬 해주기도 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고치기도 해요. 나이가 들어도 칭찬을 들으니 다들 좋아해요. 청춘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런 마음이 들어요.



Q. 언제부터 늘배움학교 사업에 참여하셨나요?

A. 동탄 노인복지센터는 작년부터 참여했어요. 1년 단위의 사업이니 올해로 두 번째가 되겠네요. 어르신들께서 많이 모여 계시니 단체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해서 신청을 하게 된 것이죠.

 

Q. 어르신들과 함께 있으면 에피소드가 다양할 것 같은데, 어떤 게 있었나요?

A. 저희 센터에는 어릴 적 한글을 배웠던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배움의 시기를 놓치신 분들도 계세요. 한글을 배우는 걸 처음에는 부끄러워하셨는데, 성함을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서 많이 적극적으로 변하셨어요. 나중에는 쉬는 시간에도 저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원하는 글자를 쓰기도 하죠. 자녀분들 성함이나 ‘사랑한다’ 같은 말들이요. 그런 분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Q. 어르신들의 한글 공부를 도우면서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A. 어르신들이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없으니 저희가 책과 공책을 보관해드리고, 수업 때마다 나누어 드리거든요. 그런데 수업이 끝나면 책을 가져가고 싶다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나이가 연로하신 분들은 솔직히 배움이 귀찮으실 법도 한데, 열정을 보여주실 때마다 매번 감사한 마음이에요. 

 


오늘 수업을 함께한 경험은 소통기자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요. 학습에 대한 열정과 배움의 성취 그리고 더 나아가 한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소통기자 뿐 아니라 많은 독자들께 귀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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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통하는 삼성전자 소통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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